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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이 꺼낸 사마천 정치의 5단계, 이재명 대통령은 왜 2·3·5단계일까?

asnormal 2026. 8. 25.

유시민이 꺼낸 사마천 정치의 5단계, 이재명 대통령은 왜 2·3·5단계일까?

최근 유시민 작가가 유튜브 채널 ‘장인수의 저널리스트’에 출연해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평가하면서 흥미로운 고전을 하나 꺼내 들었다.

바로 사마천의 『사기(史記)』다.

사마천은 『사기』 「화식열전(貨殖列傳)」에서 백성을 다스리는 방법을 좋은 것부터 나쁜 것까지 다섯 단계로 나누었다.

약 2천 년 전에 쓰인 문장인데, 지금 읽어도 상당히 흥미롭다.

유시민 작가는 이 틀을 오늘날 정치에 가져와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에서 2단계, 3단계, 그리고 5단계의 모습이 나타난다는 취지의 평가를 했다.

그렇다면 사마천이 말한 정치의 다섯 단계는 무엇일까?

그리고 왜 2·3·5단계라는 이야기가 나온 것일까?


사마천이 말한 정치의 5단계

『사기』 「화식열전」에는 유명한 문장이 나온다.

故善者因之, 其次利道之, 其次教誨之, 其次整齊之, 最下者與之爭.

쉽게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

1단계 因之(인지)

백성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따른다.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의 삶을 꾸려가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정치다.

사마천이 가장 높게 평가한 방식이다.

2단계 利道之(이도지)

이익을 통해 좋은 방향으로 이끈다.

사람의 경제적 욕구를 부정하지 않고 인센티브를 이용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한다.

3단계 教誨之(교회지)

가르치고 깨우친다.

정책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국민을 설득하거나 교육하는 방식이다.

4단계 整齊之(정제지)

규칙을 만들어 바로잡고 통제한다.

법과 제도, 명령과 규제를 이용해 사람들의 행동을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이게 한다.

5단계 與之爭(여지쟁)

백성과 다툰다.

사마천은 이것을 단순히 다섯 번째라고 하지 않았다.

“最下者”

즉 가장 낮은 단계라고 표현했다.


유시민은 왜 이재명 대통령에게 2·3·5단계를 이야기했을까?

이 부분이 이번 발언에서 가장 흥미로운 대목이다.

유시민 작가는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 전체를 하나의 단계로 규정하기보다는 여러 통치 방식이 함께 나타나는 것으로 바라본다.

그 가운데 2단계, 3단계, 5단계에 주목한 것이다.

하나씩 보면 그 의미가 조금 더 명확해진다.

 

[출처]

https://www.youtube.com/live/-79cBRpKm4A?si=f1VonimusDoTZT_m

 

[01:58:07] 이재명 대통령 과거 어록과 현재 권력자의 모습 (사마천 정치 5등급)

 


① 2단계 利道之 ― 이익을 통해 움직이게 하는 정치

두 번째 단계인 利道之는 국민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제공함으로써 정책의 방향으로 이끄는 정치다.

현대적으로 표현하면 각종 경제적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정책과 연결해 생각할 수 있다.

지원금이나 세제 혜택, 복지정책처럼 국민에게 직접적인 경제적 효과를 주는 정책도 넓은 의미에서 이러한 방식으로 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하나 있다.

사마천은 이런 정치를 나쁘게 평가하지 않았다.

오히려 두 번째로 좋은 정치라고 했다.

사람이 경제적 이익을 추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것을 좋은 방향으로 이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통치 방법이라고 본 것이다.

따라서 유시민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2단계의 모습을 읽었다고 해서 그 자체가 비판이라고 볼 필요는 없다.

오히려 문제는 뒤에서 등장하는 5단계에 있다.


② 3단계 教誨之 ― 국민에게 설명하고 가르치는 정치

세 번째는 教誨之, 즉 가르치고 깨우치는 정치다.

정부가 정책을 추진하면서

“왜 이 정책이 필요한지”

“국민이 왜 이것을 이해해야 하는지”

“어떤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은지”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설득하는 방식이다.

이것 역시 그 자체로 나쁜 정치는 아니다.

민주주의에서 대통령이 국민에게 정책을 설명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한 일이다.

그런데 사마천의 순서가 재미있다.

그는 가르치는 정치를 가장 좋은 정치라고 하지 않았다.

왜일까?

사마천은 인간에게 이미 오랜 세월 형성된 욕망과 생활방식이 있다고 보았다.

아무리 훌륭한 이야기를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해도 사람의 욕망을 말만으로 바꾸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국민을 계속 가르치려고 하는 것보다 국민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을 더 높은 정치로 평가했다.

이 부분을 오늘날 정치에 적용하면 상당히 흥미로운 질문이 만들어진다.

정책이 국민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정부는 정책과 제도를 다시 살펴봐야 할까, 아니면 국민을 더 열심히 설득해야 할까?

사마천이라면 전자를 먼저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왜 4단계가 아니라 5단계인가?

이번 이야기가 흥미로운 것은 바로 여기다.

2단계와 3단계까지는 상당히 일반적인 정부 운영 방식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유시민의 평가에는 5단계가 함께 등장한다.

사마천의 다섯 단계 가운데 가장 강렬한 문장이 바로 이것이다.

最下者與之爭

“가장 낮은 것은 그들과 다투는 것이다.”

여기서 '그들'은 백성을 의미한다.

그래서 흔히 “가장 나쁜 정치는 백성과 다투는 정치”, 또는 「화식열전」의 경제적 맥락을 강조하면 “백성과 이익을 다투는 정치”라고 풀이한다.


③ 5단계 與之爭 ― 국민과 싸우기 시작하면 정치가 달라진다

이 표현을 현대 민주주의에 그대로 옮기는 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사마천이 살았던 시대에는 대통령도, 선거도, 현대적 의미의 민주주의도 없었다.

특히 「화식열전」은 경제활동과 부의 형성을 다루는 글이기 때문에 원래의 '與之爭'은 국가가 백성의 경제적 이익과 경쟁하거나 지나치게 개입하는 문제와 밀접하다.

따라서

“사마천이 대통령이 국민과 말싸움하면 안 된다고 했다”

라고 이해하면 원문의 의미를 지나치게 단순화한 것이다.

유시민의 발언은 이 오래된 문장을 현대 정치에 비유적으로 적용한 정치평론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그리고 그렇게 읽으면 상당히 날카로운 질문이 생긴다.

정치 지도자에게 반대하는 사람도 국민이다.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도 국민이다.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사람 역시 국민이다.

그런데 정치 지도자가 어느 순간 이들을 설득해야 할 사람이 아니라 싸워서 이겨야 할 상대로 보기 시작한다면 어떻게 될까?

정치의 성격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유시민의 최근 비판과 연결되는 지점

이번 방송에서 유시민 작가는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 상당히 강한 표현을 사용했다.

그는 지난 1년간 대통령이 보여준 모습에 대해 “오만한 권력자의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최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바라보면서 대통령이 자신이 원하는 여당 대표를 사실상 선택하려는 것은 “왕정, 귀족정으로 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시민은 이재명 대통령을 처음부터 반대해 온 정치평론가가 아니다.

오히려 이재명 정부의 출범과 민주진보 진영에 대해 우호적인 평가를 해왔던 인물이라는 점 때문에 이번 비판이 더욱 주목받았다.

그의 문제의식은 결국 한 가지 질문으로 모인다.

권력을 가진 정치 지도자가 자신의 뜻을 관철하는 것과 민주적으로 사람을 설득하는 것의 경계는 어디인가?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빠져 있는 '1단계'다

개인적으로 사마천의 다섯 단계를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5단계만이 아니다.

오히려 1단계다.

善者因之

가장 좋은 것은 因之, 즉 자연스러운 흐름을 따르는 것이다.

정부가 국민에게 계속 돈을 주어 행동을 유도하지 않아도 되고,

계속 설명하고 가르치지 않아도 되고,

법과 규제로 통제하지 않아도 되고,

당연히 국민과 싸울 필요도 없는 상태다.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과 욕망에 따라 움직이면서도 사회 전체가 제대로 돌아가도록 좋은 제도를 만들어 놓는 정치라고 현대적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그래서 사마천의 말을 오늘날 정치에 적용한다면

“누가 5단계 정치를 하고 있는가?”

만 물어볼 필요는 없다.

더 중요한 질문은 어쩌면 이것일지도 모른다.

“왜 우리 정치는 1단계로 가지 못하는가?”


사마천의 5단계를 현대적으로 바꿔보면

2천 년 전 한문을 현대적인 언어로 아주 간단하게 바꾸면 다음처럼 이해할 수 있다.

1단계 —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2단계 — 이익을 제공해 움직이도록 유도한다.

3단계 — 설명하고 설득한다.

4단계 — 규칙과 명령으로 통제한다.

5단계 — 국민과 이해관계를 놓고 다툰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과 강제성이 강해진다는 특징이 보인다.

사마천이 가장 높게 평가한 정치는 의외로 정부가 가장 많은 일을 하는 정치가 아니다.

정부가 일일이 개입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정치에 가깝다.


2천 년 전 사마천의 말이 지금도 살아 있는 이유

이번 유시민 작가의 발언이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히 이재명 대통령을 비판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2천 년 전 한 역사학자가 남긴 몇 줄의 문장이 오늘날의 대통령과 정치권을 바라보는 질문으로 다시 살아났기 때문이다.

사마천은 인간에게 욕망이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았다.

사람은 잘 먹고 싶어 하고,

좋은 옷을 입고 싶어 하고,

편안하게 살고 싶어 하며,

부와 명예를 얻고 싶어 한다.

좋은 정치란 이런 욕망을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에너지가 사회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흐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가장 좋은 정치는 '따르는 정치'이고,

가장 낮은 정치는 '다투는 정치'였다.


마치며

유시민 작가의 평가에 동의할 수도 있고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 사마천의 「화식열전」을 현대 민주정치에 그대로 대입하는 것은 역사적 맥락상 분명 한계가 있다.

하지만 그의 발언을 계기로 사마천의 문장을 다시 읽어보는 것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정치에 대해 우리가 흔히 묻는 것은

“누가 옳은가?”

“어느 당이 이길 것인가?”

“대통령 지지율이 몇 퍼센트인가?”

같은 질문들이다.

사마천은 그것보다 조금 다른 질문을 던진다.

좋은 정치는 사람을 어떻게 움직이는가?

스스로 움직이게 하는가.

이익으로 유도하는가.

가르치고 설득하는가.

규칙으로 통제하는가.

아니면 결국 국민과 다투는가.

유시민 작가가 이재명 대통령에게서 2단계·3단계·5단계를 이야기했다면, 그 평가에 찬성하느냐보다 먼저 사마천의 질문 자체를 생각해볼 만하다.

지금 우리 정치는 사마천이 말한 다섯 단계 가운데 어디에 있는가?

그리고 더 중요한 질문이 하나 남는다.

우리 정치가 지향해야 할 1단계의 정치는 과연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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